먼저 가시는 하나님
출애굽기 23장
선봉의 전략
제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바꾼 결정적 순간이 있었습니다. 1940년, 독일군은 벨기에 평원 정복 작전에서 혁신적인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최정예 공수부대를 적진 후방에 투하하여 대전차포를 무력화시키고 핵심 거점을 장악함으로써,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벨기에를 순식간에 제압했습니다. 이 여세를 몰아 프랑스까지 손아귀에 넣었습니다. 전쟁사는 증명합니다. 가장 강력한 전력을 선봉에 투입하는 것이야말로 승부를 결정짓는 핵심 전략임을.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됩니다. 창조주께서 이 땅에 결정적인 일을 행하실 때마다, 먼저 천상의 사자를 파송하셨습니다. 인류 구원의 대역사를 시작하시며 가브리엘 천사를 마리아에게 보내신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늘의 전령이 먼저 길을 예비하고, 그 후에 하나님의 계획이 펼쳐집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을 앞두고 하나님께서 미리 준비하신 전략을 공개합니다. 이는 단순한 작전 계획이 아니라, 이미 확정된 승리의 청사진이었습니다.
430년의 노예 생활을 청산하고 자유를 얻은 이스라엘. 하나님은 그들을 독특한 경로로 인도하셨습니다. 지중해 연안의 빠른 길도, 왕의 대로라 불리는 안전한 무역로도 아닌, 홍해와 광야라는 불가능의 길이었습니다. 바다에는 길이 없고, 사막에도 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스스로 길이 되셨습니다. 낮의 구름기둥은 작열하는 태양을 가리는 그늘이자 나침반이 되었고, 밤의 불기둥은 사막의 혹독한 추위를 막는 난로이자 등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시내산 기슭에서 하나님은 더욱 놀라운 약속을 펼쳐 보이십니다. 지금까지 구름과 불로 동행하셨듯이, 앞으로의 여정에서도 특별한 선발대를 먼저 보내겠다는 약속입니다.
세 가지 선물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선발대는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첫째, 천상의 사자입니다.
"내가 사자를 네 앞서 보내어 길에서 너를 보호하여 너를 내가 예비한 곳에 이르게 하리니" (출애굽기 23:20)
하나님의 천사가 선봉에 서서 무엇을 합니까?
"내 사자가 네 앞서 가서 너를 아모리 사람과 헷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가나안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에게로 인도하고 나는 그들을 끊으리니 너는 그들의 신을 경배하지 말며 섬기지 말며 그들의 행위를 본받지 말고 그것들을 다 깨뜨리며 그들의 주상을 부수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라 그리하면 여호와가 너희의 양식과 물에 복을 내리고 너희 중에서 병을 제하리니" (출애굽기 23:23-25)
천사가 먼저 가나안으로 진입하여 일곱 족속을 제압하고 승리의 길을 닦아놓겠다는 약속입니다. 평생 채찍 아래서만 살았던 노예들, 단 한 번도 칼을 들어본 적 없는 오합지졸에게 이보다 확실한 보장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같은 노예 출신이 어떻게 가나안의 거인들을 이기겠는가"라는 절망적 물음에 하나님은 답하십니다. "염려하지 말라. 내 사자가 먼저 가서 모든 것을 정리할 것이다."
둘째, 압도적 위엄입니다.
"내가 내 위엄을 네 앞서 보내어 네가 이를 곳의 모든 백성을 물리치고 네 모든 원수들이 네게 등을 돌려 도망하게 할 것이며" (출애굽기 23:27)
'위엄'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에마(אֵימָה)'는 본래 '공포'와 '전율'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영광스러운 임재가, 대적자들에게는 마비시키는 공포가 됩니다.
이 약속은 훗날 극적으로 성취됩니다. 여리고의 기생 라합은 이스라엘 정탐꾼들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합니다. "우리가 듣고 마음이 녹았고 너희로 말미암아 사람이 정신을 잃었나니." 애굽을 무릎 꿇린 열 가지 재앙, 갈라진 홍해, 40년 광야의 기적 - 이 소문들이 가나안 전역을 공포로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에마', 그 신적 공포가 먼저 도착하여 적들의 사기를 꺾고 전의를 상실케 했습니다.
셋째, 왕벌의 재앙입니다.
"내가 왕벌을 네 앞에 보내리니 그 벌이 히위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헷 족속을 네 앞에서 쫓아내리라" (출애굽기 23:28)
왕벌의 독침은 치명적입니다. 여기서 왕벌은 신적 재앙의 은유입니다. 애굽을 굴복시킨 열 가지 재앙처럼, 가나안에도 하늘의 심판을 먼저 보내어 저항 의지를 분쇄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천사, 위엄, 재앙 - 이 삼중 선발대가 먼저 진격한다면, 가나안의 운명은 이미 결정된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그저 믿음으로 전진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이스라엘은 이 철벽같은 약속을 신뢰하지 못했습니다. 시내산을 떠난 후에도 갈증이 찾아오면 원망이 터져 나왔고, 공복감이 엄습하면 불평이 쏟아졌습니다. 난관을 만날 때마다 "차라리 애굽으로 돌아가자"는 패배주의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강대한 적 앞에서는 무릎이 떨렸고, 하나님과 모세를 향한 원성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이미 모든 것을 예비하신 하나님의 약속은 그들의 기억에서 완전히 증발해버린 듯했습니다.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 역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전전긍긍합니다. 경제 위기는 언제 끝날지, 자녀들은 무사히 성장할지, 건강은 지켜질지, 노후는 평안할지... 끝없는 염려의 소용돌이가 우리를 휘감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은 변함없이 유효합니다. "내가 너보다 먼저 가서 모든 것을 예비한다. 너는 오직 나를 신뢰하고 따라오라." 오늘도 하나님의 사자가 우리의 내일을 정찰하고 있으며, 신적 위엄이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고 있고, 하늘의 능력이 길을 평탄케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가보지 않은 내일은, 하나님께서 이미 다녀오신 오늘입니다.
불안이 엄습할 때마다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만이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약속을 주십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모든 것, 염려하는 모든 일을 하나님께서 먼저 가서 처리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책임은 단순명료합니다. 날마다 말씀 앞에 무릎 꿇고, 진리를 붙들고, 믿음의 길에서 이탈하지 않는 것입니다. 미래의 불안은 하나님의 영역이고, 오늘의 충실함은 우리의 몫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은 우리의 선발대장이십니다. 우리가 걸어갈 모든 길을 하나님께서 먼저 정찰하시고 안전을 확보하십니다.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둘째, 신적 임재가 완벽한 승리를 보장합니다. 하나님의 위엄은 우리에게 방패가 되고, 대적에게는 공포가 됩니다. 싸우기도 전에 이미 승부는 결정되었습니다.
셋째, 염려를 신뢰로 전환해야 합니다. 불안을 품고 살 것이 아니라, 약속을 붙들고 담대히 전진해야 합니다. 미래는 하나님의 손에, 오늘은 우리의 손에 있습니다.
"내가 사자를 네 앞서 보내리라" - 이 약속은 영원한 현재진행형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보다 먼저 내일로 가셔서 모든 것을 예비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