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8장

성경
출애굽기

어깨와 가슴의 무게

출애굽기 28장

역할과 기대

모든 사람은 자신의 역할에 따른 기대 행동이 있습니다. 부모가 되면 자녀를 위험으로부터 지키고 돌보며 책임지고 양육할 역할이 부여됩니다. 직장인들은 직급에 따른 역할이 주어지고, 그에 맞는 기대 행동을 주변에서 지켜봅니다. 이러한 역할과 기대를 충실히 수행하면 승진하고 인정받지만,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냉혹한 평가를 받게 됩니다.

제사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제사장을 세우시고 그들에게 역할을 부여하실 때는 분명한 기대 행동을 염두에 두고 계십니다. 만약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제사장은 큰 죄를 짓게 됩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제사장의 의복을 규정하시는 내용입니다. 그 의복에는 하나님이 제사장에게 기대하시는 바가 상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 중 네 형 아론과 그의 아들들 곧 아론과 아론의 아들들 나답과 아비후와 엘르아살과 이다말을 그와 함께 내게로 나오게 하여 나를 섬기는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되 네 형 아론을 위하여 거룩한 옷을 지어 영화롭고 아름답게 할지니 너는 무릇 마음에 지혜 있는 모든 자 곧 내가 지혜로운 영으로 채운 자들에게 말하여 아론의 옷을 지어 그를 거룩하게 하여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라" (출애굽기 28:1-3)

"나를 섬기는 제사장 직분",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라"는 표현을 통해 제사장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가 무엇인지 분명히 드러납니다. 제사장은 백성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하나님을 섬기는 자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모범의 사명

언뜻 생각하면 제사장이야말로 백성을 위해 존재하는 자들이 아닌가 싶지만, 제사장의 기본적인 책무는 하나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정하신 이유는 제사장이 모범을 보이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제사장이 하나님을 잘 섬기는 모습을 보고 백성들이 본받아, 그들도 역시 하나님을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 깨닫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그 당시 백성들은 대부분 글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성경을 읽을 수도 없고 글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항상 가까이하고 묵상하는 제사장이 말씀대로 살아가야 백성들이 그 모습을 보고 하나님을 섬기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제사장의 삶이 엉망이라면, 백성들도 영적으로 나태하고 무질서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는 오늘날 목회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영적 원리입니다. 목회자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모범을 보여야 성도들이 따라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든 성도를 거룩한 제사장이라 부르셨습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야 자녀들이 부모의 삶을 보고 믿음의 경주를 이어갈 것입니다. 교회 공동체에서 중직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새로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들이 그들의 기도하고 엎드리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을 섬기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어깨의 책임

하나님은 제사장의 의복 중 에봇에 대한 규정을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금실과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정교하게 짜서 에봇을 짓되 그것에 어깨받이 둘을 달아 그 두 끝을 이어지게 하고 에봇 위에 매는 띠는 에봇 짜는 법으로 금실과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에봇에 정교하게 붙여 짤지며 호마노 두 개를 가져다가 그 위에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을 새기되 그들의 나이대로 여섯 이름을 한 보석에 나머지 여섯 이름은 다른 보석에 새기라" (출애굽기 28:6-10)

세마포 속옷 위에 조끼 모양의 에봇을 입는데, 앞판과 뒤판을 연결하는 어깨끈 위에 호마노 보석을 양쪽 어깨에 달고, 각각 여섯 지파씩 이스라엘 12지파의 이름을 새기라고 하셨습니다.

"그 두 보석을 에봇의 두 어깨받이에 붙여 이스라엘 아들들의 기념 보석을 삼되 아론이 여호와 앞에서 그들의 이름을 그 두 어깨에 메워서 기념이 되게 할지며" (출애굽기 28:12)

제사장의 어깨에 이스라엘 자손들의 이름을 메라고 하신 이유는 명확합니다. 제사장은 이스라엘 모든 백성의 짐을 어깨에 지고 가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제사장의 삶과 백성들의 삶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제사장은 백성들의 인생의 무게를 어깨에 함께 지고 걸어가는 자입니다.

그러므로 제사장은 백성들의 삶을 부지런히 살펴야 합니다. 그들이 어떤 인생을 사는지, 얼마나 삶이 고단한지, 무엇 때문에 걱정하고 번민하며 염려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들의 손을 잡고 함께 울어주는 존재가 되어야 하고, 그들의 문제가 제사장 자신의 문제가 되어 짐을 함께 지면 그 무게가 훨씬 가벼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이스라엘의 제사장들이 이 역할을 얼마나 성실하게 수행했는지 의문입니다. 제사장들은 백성들의 삶을 전혀 돌아보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들은 성전에서만 머물고, 백성들은 들판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렸습니다. 제사장들은 백성들의 삶과 유리된 채 자신의 배만 불리기에 급급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제사장을 성전에서 몰아내시고, 성전을 무너뜨리고 불태우셨습니다. 그런 제사장은 필요 없다는 엄중한 심판이었습니다.

가슴의 기도

하나님은 또한 에봇 위에 붙이는 판결 흉패를 통해 제사장이 백성을 위해 기도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하십니다.

"너는 판결 흉패를 에봇 짜는 방법으로 금실과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정교하게 짜서 만들되 길이와 너비가 한 뼘씩 두 겹으로 네모 반듯하게 하고 그것에 네 줄로 보석을 물리되 첫 줄은 홍보석 황옥 녹주옥이요 둘째 줄은 석류석 남보석 홍마노요 셋째 줄은 호박 백마노 자수정이요 넷째 줄은 녹보석 호마노 벽옥으로 다 금테에 물릴지니 이 보석들은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대로 열둘이라 보석마다 열두 지파의 한 이름씩 도장을 새기는 법으로 새기고" (출애굽기 28:15-21)

에봇 위에 네모난 판결 흉패를 제사장의 가슴에 붙이게 했는데, 그곳에는 12개의 보석이 있고 각 보석마다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이름을 도장 새기듯 새기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자손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 앞에 보석처럼 존귀한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어느 한 사람도 버릴 수 없는 귀한 존재이니, 제사장은 그들을 보석처럼 소중히 여기고 가슴에 끌어안고 기도하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이 뜻을 완벽하게 이루셨습니다. 새벽마다 기도하셨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모든 인류의 죄를 가슴에 안고 땀이 피가 되도록 기도하셨습니다. 골고다 언덕을 오르실 때 어깨에 멘 십자가는 모든 인류의 죄짐이었습니다. 호마노 보석에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이름이 새겨진 것처럼, 예수님은 십자가를 어깨에 메고 우리의 죄짐을 감당하셨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목회자가 져야 할 책임이고, 가정의 제사장 된 부모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며, 교회의 영적 지도자인 중직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입니다. 세상의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의 권력과 영달을 위해 살아가지만, 영적인 책임을 맡은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대로 살아가야 합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영적 지도자는 먼저 하나님을 섬기는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제사장이 하나님을 온전히 섬길 때 백성들이 그 모습을 보고 배웁니다. 목회자, 중직, 부모 모두가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본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 다른 이들의 짐을 어깨에 지고 함께 가는 것이 사명입니다. 호마노 보석에 새긴 열두 지파의 이름처럼, 우리는 공동체의 무게를 함께 져야 합니다.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셋째, 모든 영혼을 보석처럼 귀하게 여기며 기도해야 합니다. 판결 흉패의 열두 보석처럼, 한 영혼도 소홀히 여길 수 없습니다. 가슴에 품고 끊임없이 중보하는 것이 우리의 거룩한 책무입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맡겨진 영혼들을 어깨에 메고 가슴에 품으며, 그들의 짐을 함께 지고 걸어가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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