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막과 성도의 삶
출애굽기 30장
일관된 주제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 읽는 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제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일관된 흐름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일관된 흐름 없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책을 끝까지 읽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반면 주제의식이 분명하고 흐름이 일관되면, 아무리 분량이 많고 부피가 두꺼워도 사람들은 몰입하여 끝까지 읽어나갑니다.
책 중의 책인 성경은 가장 일관된 흐름과 주제의식을 보여줍니다. 성경이 드러내는 주제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구약은 오실 메시아에 대해서, 신약은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에 대해서, 그리고 그로 말미암아 세워진 교회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보여줍니다.
오늘도 우리는 구약을 예수 그리스도의 빛 아래에서 해석하고, 교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모범으로 삼아 따라가야 할 교훈을 얻습니다. 성막도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비추어 볼 때 큰 은혜가 됩니다.
오늘 본문은 분향단, 물두멍, 관유를 제작하는 방법에 대한 말씀입니다. 이 말씀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성령의 사역에 대해 큰 교훈을 줍니다.
분향단 - 기도의 자리
"너는 분향할 제단을 만들지니 곧 조각목으로 만들되" (출애굽기 30:1)
성막의 실내는 크게 성소와 지성소로 나뉩니다. 지성소에는 언약궤가 있고, 대제사장만 일 년에 단 한 번 대속죄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휘장으로 분리된 성소에는 분향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론이 아침마다 그 위에 향기로운 향을 사르되 등불을 손질할 때에 사를지며 또 저녁 때 등불을 켤 때에 사를지니 이 향은 너희가 대대로 여호와 앞에 끊지 못할지며" (출애굽기 30:7-8)
아론을 비롯한 제사장들은 분향단에서 아침저녁으로 향을 살라 하나님께 올려드려야 합니다. 여기서 향은 성도들의 기도를 의미합니다. 대제사장은 이스라엘 모든 백성의 기도를 받아 대표로 하나님 앞에 중보의 기도를 올려드렸습니다.
이런 대제사장의 역할은 예수 그리스도께 그대로 계승됩니다. 예수님은 공생애 3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 제단을 쌓으셨습니다. 미명에 피곤한 육체를 이끌고도 모든 백성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에도 요한복음 17장의 대제사장적 기도를 올리셨고, 겟세마네 동산에서도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대제사장이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그 사명을 우리가 이어받았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이후 우리 모두는 왕 같은 제사장이 되었고, 거룩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기도하는 영적 제사장의 역할을 맡은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 교회, 지역사회, 나라와 민족을 위해 폭넓게 기도해야 합니다.
대제사장이 이스라엘 모든 백성을 끌어안고 기도했듯이, 예수님께서 온 우주만물과 모든 성도를 위해 기도하셨듯이, 우리도 분향단을 보며 기도의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기도는 믿음 좋은 사람만 하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나온 성도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의무사항입니다.
물두멍 - 성결의 조건
"너는 물두멍을 놋으로 만들고 그 받침도 놋으로 만들어 씻게 하되 그것을 회막과 제단 사이에 두고 그 속에 물을 담으라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그 두멍에서 수족을 씻되 그들이 회막에 들어갈 때에 물로 씻어 죽기를 면할 것이요 제단에 가까이 가서 그 직분을 행하여 여호와 앞에 화제를 사를 때에도 그리 할지니라" (출애굽기 30:18-20)
성막 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번제단입니다. 번제단을 지나 실내로 들어오기 직전에 물두멍이 있습니다. 제사장들이 물두멍에서 씻고 들어오게 한 이유는 하나님을 만날 때 정결함을 입고 들어오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거룩한 영이십니다. 죄를 멀리하시고 죄지은 인간을 가까이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앞에 나올 때는 물로 씻어 정결하게 되어야 하나님을 만날 자격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구약시대에는 물로 매번 씻어 정결함을 입었지만,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오신 이후로는 예수의 피로 단번에 정결함을 얻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통과한 자는 누구나 담대히 하나님 앞에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완전한 중보자이신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들입니다.
오늘 우리가 예수님의 사역을 계승한다는 것은 우리도 믿지 않는 사람들과 하나님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가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간혹 그 다리를 끊어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거룩하고 성결하게 살지 않아서 오히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잘못된 모습을 보여주고, 하나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하나님과 믿지 않는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중재의 다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관유 - 성령의 기름부음
"너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기름을 발라 그들을 거룩하게 하고 그들이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고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이것은 너희 대대로 내게 거룩한 관유니" (출애굽기 30:30-31)
거룩한 기름인 관유를 바르면 그들이 거룩하게 되고, 거룩하게 된 자가 만지는 모든 것도 거룩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이 기름은 성령의 기름부음을 뜻합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제사장들은 관유를 발라 스스로도 거룩하게 되고, 그가 하는 모든 일이 거룩함을 덧입습니다. 특별하고 뛰어난 자를 택해서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사장 위임식에서 보았듯이, 탁월한 자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자를 세워 물로 씻어 정결하게 하고, 기름을 발라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성령의 기름부음이 있으면 누구나 선택받은 자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거듭난 자가 되면 성령께서 기름을 부어주십니다.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고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모든 자에게 성령을 선물로 주십니다.
성령을 받으면 악한 세상, 어지러운 세상에서 승리하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무릎 꿇지 않고 지지 않습니다. 성령과 함께라면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담대하게 헤쳐나가고 이길 수 있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기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분향단에서 아침저녁으로 향을 피운 것처럼, 우리도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와 나라, 민족을 위한 중보기도가 우리의 사명입니다.
둘째, 정결함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조건입니다. 물두멍에서 씻듯이 예수의 피로 정결함을 입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 자신이 믿지 않는 자와 하나님 사이의 깨끗한 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성령의 기름부음으로 세상을 이깁니다. 관유가 모든 것을 거룩하게 하듯,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우리는 어떤 환경에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기도와 성결과 성령의 기름부음으로 악한 세상을 이겨나가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