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6장

성경
출애굽기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권위

출애굽기 6장

세상의 권위, 하늘의 권위

우리는 언론을 통해 G20 혹은 G7 국가들이라는 표현을 자주 접합니다. G20은 서방 경제 선진국 G7에 유럽연합 의장국과 신흥경제부흥국 12개국을 더한 국가들을 지칭합니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으로 구성된 G7입니다.

이들 국가 수장들의 권위는 실로 막강합니다. 그들의 발언 하나가 전 세계 경제를 좌우하고 주가를 요동치게 만듭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과연 이 사람들 개인의 능력이 그토록 출중한 것일까요? 사실 이들의 권위는 개인의 탁월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 나라가 지닌 힘 때문입니다. 국가의 힘이 있기에 그 수장의 발언 한마디가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힘없는 나라의 수장이 하는 말은 그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권위를 지니고 힘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우리 뒤에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든든한 배경이 되시고 우리와 함께하시기에, 믿음의 백성들은 자존심을 지킬 수 있고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의기소침한 모세

그런데 오늘 본문의 모세는 바로 이 진리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그는 의기소침해 있으며, 하나님과 바로와 백성들 사이에 끼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바로에게 가서 "내 백성을 보내라, 내 백성이 광야에서 여호와께 절기를 지킬 것이라"고 전하라 명하셨습니다. 출애굽의 명분을 예배로 삼으신 것입니다. 모세는 처음에는 거부하며 버티다가 결국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바로 앞에 나아가 그 말씀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바로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단 한 치의 변화도 없었습니다.

바로는 오히려 이를 괘씸하게 여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더욱 가혹한 노역을 부과했습니다. 짚은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벽돌은 동일한 수량을 만들어내라고 명령했고, 그들을 채찍으로 다스렸습니다. 백성들 사이에서는 원망의 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가만히 두었더라면 우리가 이렇게나마 살아왔을 텐데, 왜 긁어서 부스럼을 만드느냐"며 모세와 아론을 원망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과 바로와 백성들 사이에 끼어서 진퇴양난의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다시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기를 나는 여호와라. 내가 애굽 사람의 무거운 짐 밑에서 너희를 빼내며 그들의 노역에서 너희를 건지며, 편 팔과 여러 큰 심판들로써 너희를 속량하여 너희를 내 백성으로 삼고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리니, 나는 애굽 사람의 무거운 짐 밑에서 너희를 빼낸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지라.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기로 맹세한 땅으로 너희를 인도하고 그 땅을 너희에게 주어 기업을 삼게 하리라. 나는 여호와라" (출애굽기 6:6-8)

모세는 내키지 않았습니다. 짜증과 분노, 그리고 자신감의 상실로 가득했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명령이었기에 할 수 없이 백성들에게 이 말씀을 전합니다. 하지만 백성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모세가 이와 같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하나 그들이 마음의 상함과 가혹한 노역으로 말미암아 모세의 말을 듣지 아니하였더라" (출애굽기 6:9)

육체가 고달프면 하나님의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백성들은 모세를 미워하고 거부했으며, 그의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모세의 권위는 완전히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모세에게 재차 명령하십니다:

"들어가서 애굽 왕 바로에게 말하여 이스라엘 자손을 그 땅에서 내보내게 하라" (출애굽기 6:10-11)

하나님은 한술 더 떠서 바로에게 가서 동일한 메시지를 전하라고 명하십니다. 이제 모세는 분노했고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한 채 하나님께 항변합니다:

"이스라엘 자손도 내 말을 듣지 아니하였거든 바로가 어찌 들으리이까? 나는 입이 둔한 자니이다" (출애굽기 6:12)

"이스라엘 자손도 내 말을 듣지 않는데 바로가 어떻게 듣겠습니까?" 모세가 "나는 입이 둔한 자"라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그를 부르실 때부터 계속 해온 말입니다.

처음 이 말을 할 때는 막연한 자신감 부족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는 40세까지 이집트 왕자로 살았고, 그때는 자신감이 넘치고 혈기왕성했습니다. 그러나 광야에서 40년을 보내고 80세가 된 지금, "저는 이제 말도 잊어버리고 능력도 없습니다"라는 겸손한 고백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실을 마주하고 바로를 대면하고 나니, 이제는 완전히 자신감을 잃어버렸습니다. "보십시오,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하나님께서 아론을 붙여주셨어도 결과는 똑같습니다. 저는 입이 둔합니다."

모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자신의 능력만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제가 능력이 없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하나님께서 억지로 저를 세우셨는데, 결과를 보십시오. 이스라엘 백성들도 설득하지 못했고, 바로는 더더욱 설득할 수 없습니다. 거대한 장벽 같고 태산 같은 바로를 어떻게 설득하겠습니까?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의 일, 우리의 도구됨

그런데 여기서 모세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진리가 있습니다. 바로 이 일이 하나님의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주도하시는 일이며, 모세는 단지 그 일에 도구로 쓰임받고 있을 뿐입니다. 이 일은 모세가 먼저 나서서 "하나님, 내 백성을 건져주십시오. 제가 쓰임받겠습니다"라고 자원한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시고, 그를 억지로라도 이 자리에 세우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일은 모세의 개인적인 능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입니다.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일이며,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이지, 모세 개인의 역량으로 하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이 진리를 자주 잊어버립니다. 하나님의 일임이 분명한데도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자신의 능력을 탓합니다. 그 일을 잘해내는 다른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은 능력이 출중해서 잘하는데, 나는 능력이 부족해서, 학벌이 변변치 못해서, 머리가 좋지 못해서 안 된다"고 자책합니다. "이제라도 저는 이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저를 그냥 내버려두십시오."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을 탓하곤 합니다.

그러나 더 깊이 들여다보면, 처음부터 그 일은 내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이었습니다. 전도가 바로 그러한 일입니다. 전도는 나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의 영혼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긍휼히 여기셔서 그들을 구원하기로 작정하시고, 우리 각자를 도구로 사용하시는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복음을 전해도 한 사람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것은 내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그 속에 하나님의 깊은 섭리가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잘 안 되는 것을 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반대로 잘 될 때는 내 능력이 뛰어나서 잘 된다고 여기며 교만에 빠지게 됩니다. 베드로가 한 번의 설교로 3천 명을 회개시키고, 또 한 번의 설교로 5천 명을 돌아오게 했습니다. 이것이 베드로의 능력이었습니까? 베드로가 말을 잘해서, 그에게 특별한 은사가 있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역사하신 일입니다. 그러므로 베드로는 오히려 그 일을 두려워했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열심히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지만 남유다는 결국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유다 백성들도, 왕도, 고관대작들도, 왕족들도 그 누구도 듣지 않았습니다. 남유다는 그 길로 멸망당했고 성전은 불타버렸습니다. 예레미야의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입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이 일이 하나님의 일임이 분명하다면 그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낙심하지 마십시오. 반대로 잘 된다고 교만하지도 마십시오. 낙심과 교만은 동일한 뿌리에서 자라납니다. 내가 한다고 생각하기에 낙심하고, 내가 한다고 생각하기에 교만해집니다.

하나님이 하신다고 믿으면 일이 잘 될 때도 교만하지 않고, 잘 되지 않을 때도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사명자의 길을 매일 성실하게 걸어가면 됩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성취됩니다. 우리의 개인적 재능이나 역량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일하시고 우리는 그분의 손에 들린 도구로 쓰임받을 뿐입니다.

둘째, 낙심과 교만은 동일한 뿌리에서 자라납니다. 내가 한다고 생각하기에 실패할 때 낙심하고, 내가 한다고 생각하기에 성공할 때 교만합니다. 하나님이 하신다고 믿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셋째, 사명자의 길은 날마다 성실함으로 걷는 것입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매일 주어진 사명을 성실히 감당하는 것, 그것이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오늘도 사명자로서 성실과 기쁨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믿음의 백성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icon
핵심 주제
icon
제목

날짜